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리뷰
비비안 리 클라크 게이블


1939년에 나온 영화다. 지금 봐도 영상미가 멋지다. 최신 컴퓨터 기술로 깔끔하게 다듬어서 그런가, 화질이 깔끔하다. 720p 블루레이.

 

다만, 당시 영화 관습상 크레딧이 먼저가 나오고 전주곡이 흐른다. 요즘 영화처럼 마지막에 나오지 않아서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인터미션이라고 해서 중간에 화장실 가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1시간 반 상영 후에 나온다. 블루스크린 합성 보면 확실히 옛날 영화 맞다.

 

화면은 명암과 그림자를 강조한다. 그림 같다.

 

남북 전쟁 전후 남부 조지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통속 로맨스 드라마다.

 

이 영화는 비비안 리 영화 할 정도로 그녀가 가장 돋보였던 영화였다. 그만큼 비비안 리가 맡은 스칼렛 오하라 캐릭터가 강렬한 개성을 발휘한다. 오늘날에도 이만한 캐릭터를 보기 힘들다.

 

그런데 지금껏 비비안 리의 목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성우 더빙 한국말 목소리로만 이 영화를 여러 번 봤던 것이다. 실제 배우의 목소리를 들어 본 적이 이제껏 없었다. 이제 자막 없이 영어 듣기가 어느 정도는 되어서 보게 되었다.

 

비비안 리의 새된 목소리. 어색하다. 내가 도대체 어떤 목소리를 상상했던 것일까. 저렇게 마른 여자한테서 어떤 목소리를 기대했나.

 

소설 번역본 초반부를 어느 정도 읽고 영화를 봤다. 영화는 소설 이야기를 줄여서 만들었다. 영어원서는 포켓판으로 1400쪽이 넘는다. 그래도 영화 상영시간이 정말 길다. 약 4시간이다. 이렇게 긴 영화를 봤었단 말인가.

 

 

소설에서는 놀랍게도 스칼렛 오하라가 첫 번째 남편과 결혼하고 애를 낳았다. 허걱이었다. 그리고 나이가 정말 어리다. 스무살이면 노처녀라고 하던 때다. 수명도 짧고 영양 상태도 나빴다고.

 

원작 소설가 미첼이 말했듯, 이야기는 모진 환경에 처해서 끈질긴 생존력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대조시켜 보여준다. 뭔가 그럴 듯하게 들리는데, 돈 없으면 먹고 살기 힘들다는 얘기다. 예나 지금이나,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 돈, 돈, 돈. 돈이냐 사랑이냐. 이상형 사랑과 현실형 사랑의 갈등.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허망한 결말이다. 갑자기 딸이 죽고 시누이가 죽고 어쩌라고? 뭐지? 이야기가 더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버틀러랑 결혼해서 잘 먹고 잘 살았다가 아니야? 끝까지 애슐리를 잊지 못하는 스칼렛. 흐음? 뭐 어쩌자고?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내일 중얼중얼. 토지 사랑?

 

참 희안한 엔딩이었다. 열린 결말? 그건 아닌 것 같다. 작가가 어떻게도 수습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초등학생 때인지 중학생 때인지 이 영화를 봤을 때 마지막 장면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혼란스러웠다. 어, 버틀러 아저씨 어디 가는 거지? 이제 성인이 되어서 보니 뭔지 알겠다. 레트 버틀러한테 무슨 선택이 남았겠는가. 할만큼 했다. 그는 쿨하게 영국으로 떠난다.

 

작가는, 이 영화의 이야기는 사람이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을 고수한다.

Posted by 러브굿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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