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밀밀] 자본주의 시대의 멜로드라마

첨밀밀
진가신 감독
여명 출연


영화는 삶이 아니야. 영화는 꿈일 뿐이지. 이 영화의 시작 부분은 대단히 몽상적인 분위기지. 소군이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는 장면이 꼭 무슨 천국으로 가는 느낌이 들잖아. 이것은 꿈이야. 소군과 이요가 자전거를 타고 첨밀밀을 부르는 장면도 그렇고.

중국에서 홍콩으로, 홍콩에서 미국으로 이민하는 세대들을 설정해서 사실성을 확보하려 했지만, 워낙에 멜로물은 그런 사실성을 바탕으로 해도 여전히 허구에 지나지 않아.

 



우연이 너무 많아. 소군과 이요가 그렇게 자주 만날 수 있는 것을 신이 맺은 사랑의 인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간이 그렇게 되길 바라는 꿈에 지나지 않지. 슬프지만, 삶은 그렇지 않아.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아.

이건 동화야. 조연으로 출연하는 사람들의 행동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지. 깡패 오빠, 창녀, 소군의 이모. 알아서 죽어 가는 사람들. 결말을 봐. 아, 소군과 이요는 드디어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나 사랑의 결실을 맺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막 내려. 그러면 이 둘은 앞으로 헤어지지 않고 아들 딸 잘 낳고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았다고 여기게 되지.

사람들은 왜 사랑 이야기에 목말라 할까. 아마도 아름답고 진정한 사랑이 흔치 않아서 그럴 거다. 어쩌면 다들 외롭기 때문일지도.

이요처럼 사는 게 현실이다. 사랑은 잠시 필요하지 계속 필요하진 않아. 은행 잔고 액수나 잘 봐 두라고! 우린 애정만세 시대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대를 살고 있거든.

Posted by 러브굿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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