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화] 지나친 화려함

황후화
장예모 감독
주윤발 출연


수많은 아랫것들, 수많은 문, 기나긴 복도, 화려한 황금 장식. 이런 것이 권위를 상징합니다. 상징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지나쳐요. 볼거리가 넘쳐서 눈이 어지러워요. 이야기는 뭐 어떻게 되든지 별 관심이 안 생기고요. 볼거리만 볼만하죠. 물량 공세. 에이, 이건 아니죠. 영화가 영상만 있다고 영화가 되는 게 아니죠. 야, 그건 영화 같다고 할 때 우리는 장면을 떠올립니다. 이 영화에서 그런 장면이 있나요?

배우들은 죄 없어요. 주윤발, 공리. 최고의 연기자들입니다. 감독이 죄죠. 왕실 가족 사이의 갈등 이야기인데, 영상이 지나치게 화려해서 갈등을 가릴 지경이에요. 약 먹이는 왕, 약 먹기 싫은 왕비. 왕이 무슨 의사 노릇이야. 그만 해. 약 문제가 아니죠. 권력의 문제죠. 파워 게임. 싸움을 벌이는 겁니다. 국화는 죽음을 암시하나요? 자, 더 말하면 저한테 사약을 내리실 것 같아 그만합니다. 여인의 과거를 묻지 마세요. 윽, 사약이다! 아아악!

왕실 얘기야 복잡미묘한 가족간의 감정 갈등밖에 소재가 딱히 없죠. 괜찮은 설정이에요. 갈등을 잘 유지시켰으면 좋았으련만. 화려한 세트와 황금빛 의상만 기억에 남아요. 등장인물의 운명보다 이 영화의 운명이 더 슬픈 건 참. 별 하나의 슬픔이여라. 윽, 이번엔 자객이다! 아아악!

교훈은 얻었죠. 양이 곧 질은 아니라는 걸. 졸부가 부러운 건 그가 가진 돈일 뿐.

Posted by 러브굿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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