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아이덴티티] 영리한 액션 영화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에 어떻게든 답을 구하려는 것은 생존 본능이다. 자아 정체성에 혼란이나 공백이 생기면 어떻게든 채우려 한다. 그렇게 해야 불안에 떨지 않고 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기억이다. 기억이 없으면 정체성도 없다. 정체성이 없다면 애써 무엇인가를 기억할 필요가 없다. 그냥 하루하루 살면 그만이다.

우리는 지난 일과 경험을 기억하며 자신과 타인과 세상을 이해한다. 돈이 많고 능력이 뛰어나도,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자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없다면 실이 끊어진 연처럼 멋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갑작스러운 실업이 무서운 이유는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기 쉽기 때문이다.

영화는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과정을 보여준다. 지신에게 갖가지 뛰어난 능력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도대체 내가 어디 소속이며 왜 갑자기 기억을 상실하였는지 모른다. 그가 아는 것은 그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알아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첩보영화로서 이 영화의 재미는 액션의 영리함이다. 무작정 총 쏘고 주먹질하지 않는다. 목표 지점을 향해 나는 화살처럼 주인공은 난처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단순하고 명확한 해결책을 찾는다. 같이 도망치는 여자가 지극히 상식적인고도 평범한 방법으로 주인공보다 간단하게 일을 처리하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나왔다.

영화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암살자라도 때와 상황이 아니면 죽이지 말아야 하며, 지금 당장 헤어지더라도 진실한 감정이 통했다면 언젠가 다시 만난다. 이는 누가 가르쳐 줘서 아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본성이 직관으로 안다. 하여,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행한다. 이것이 진정한 자아 정체성을 회복하는 길이다.

Posted by 러브굿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