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일병 구하기] 1명을 위한 8명의 희생, 그 낭만적인 꿈

라이언 일병 구하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출연

이 영화는 DVD를 사서 딱 한 번 봤다. 가끔 상륙 장면만 오디오 테스트하려고 몇 번 보았다. 이번이 두 번째 보는 셈이다. 이야기는 다 알고 있기에, 좀더 세세하고 주의깊게 봤다.

화질이 왜 이렇게 안 좋은가 했더니, 감독이 일부러 화질을 악화시켰단다. 옛날 영화 보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사실적인 전쟁 장면 연출과 실감나는 오디오. 진짜 전쟁보다 더 전쟁 같은 화면. 역시 스필버그다.

전사 소식 통지서를 무심코 타이핑하는 여성들의 모습. 다들 무표정. 누군가의 죽음을 알리는 글을 감정없이 타자기 키를 눌러서 찍어낸다. 감정 없는 기계처럼 글을 작성한다.

 



전쟁은 누구에게나 불안이다. 군인들은 각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특정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반복한다. 밀러 대위는 한쪽 손을 떤다. 호바스 상사는 전쟁터의 흙을 모은다. 잭스 일병은 총을 쏘기 전에 성경 구절을 중얼거린다.

전쟁은 그 누구에게나 놀이다. 병사들은 총과 폭탄에 맞아 죽거나 총이나 폭탄으로 죽여야 한다. 이 놀이는 광기다. 포로? 사냥감의 다른 이름이다. 애써 좋게 표현한 단어다. 토끼몰이다. 참호에 폭탄 넣고 화염방사기로 불태운다.

전쟁은 그 누구에게나 삶이다. 총알이 오가고 죽음이 코앞에 다가오는 순간에도, 종종 쉬면서 커피를 마시고 싶고 땅에 떨어진 과일을 주워 먹는다.

1명을 구하기 위해 8명이 희생한다. 라이언 일병의 형들이 모두 전사했다는 이유로. 낭만적인 꿈이다. 어두운 지평선을 걷는 8명의 그림자가 현실의 모습이라기보단 멋진 그림이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바라는 모습이다.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면 아래 영화도 보세요.

밴드 오브 브라더스
데이비드 프랭클 외 감독
데미안 루이스 외 출연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후속편이랄까. 영화 한 편으로는 아쉬웠던지, 톰 행크스가 감독으로 나서서 만든 텔레비전 미니 시리즈다. 10부작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사실적이고 개인적인 입장에서 다룬다. 동명의 소설책을 바탕으로 만들었으며 시작 부분에 실제 인물의 인터뷰를 담아, 사실감을 높였다.

Posted by 러브굿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