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당신의 반쪽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로브 라이너 감독
빌리 크리스탈 출연
먼저,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18세 미만 청소년은 읽기를 중단하고 나가 주길 바란다. 뭐 알 거 다 안다고 해도. 애들한테 어울리지 않는 글이니. 자, 애들은 가라. 어서 가라. 이제 성인들만 남았으니, 얘기를 시작해 보자. 아 참,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분은 다 본 후에 읽을 것!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는 화끈한 정사 장면은 단 하나도 없다. 고작해야, 옷을 벗은 두 남녀의 어깨 윗부분을 볼 수 있다. 그 장면도 야해 보이기보단 우스꽝스럽다. 당황한 해리의 얼굴 표정과 샐리의 기쁜 얼굴 표정. 남녀의 성에 대한 다른 관점을 잘 보여준다.
야한 장면 하나도 없는데, 18세 이상 심의 등급이다. 솔직하고 대담하게 남녀 성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인 듯. 식당 신을 기억하는가. 다들 이 장면을 잊지 못한다. 샐리가, 여자는 성적으로 오르가슴을 느끼지 않았는데도 남자들이 실망할까 봐 흥분한 것처럼 연기한다고, 해리한테 말해도 믿지 않자, 샐리는 즉석에서 오르가슴에 오른다. 오우, 갇, 아아, 예스, 예스, 아아, 아아.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샐러드를 포크로 찍어 먹는다. 옆 테이블에 있는 아줌마의 말, "저 여자가 주문한 걸로 먹겠어요."
남녀 사이에 우정이 가능한가. 문제는 성이다. 내게도 말 그대로의 여자 친구가 몇 명 있는데, 성적으로 흥분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러니 여전히 친구지. 난 해리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영화의 매력은 앞서 말한 장면들도, 남녀 사이에 우정이 가능한가의 토론도 아니다. 그건 양념이다. 진짜 맛있는 요리는 우리가 살면서 기대하고 꿈꾸는 것, 바로 내 반쪽은 분명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기대, 이거다.
영화는 계속 어긋나면서도 계속 엮어지는 두 남녀의 삶을 보여준다. 결국은 둘이 결혼하게 되고 평생 같이 살게 된다. 티격태격 싸우는 것 같지만, 서로에게 끌리고 있었고, 마침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모습이 이 영화의, 아니 우리 삶의 매력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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