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포터
크리스 누난 감독
이완 맥그리거 출연


붓을 고르는 한 손. 연필을 깎는 두 손. 유리컵에 물을 따릅니다. 붓에 물을 흠뻑 젖십니다. 물감을 바릅니다. 이제 종이에 칠합니다. 수채화처럼 펼쳐지는 자연 풍경.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소근소근 속삭입니다.

1902년 런던. 토끼 그림. 예쁘면서도 사실적이죠. 유명한 토끼 그림입니다. 피터 래빗. 들어 보셨을걸요. 그 유명한 그림책을 그린 베아트릭스 포터의 이야기입니다.

포터 양이 독창적인 동물 그림을 그린 이유는 충분합니다. 사물을 관찰하는 눈이 보통이 아니었죠. 뛰어난 상상력에 몰입하는 감정까지. 사람들을 사로잡는 이야기 실력도 있었죠.

 



처녀들의 수다. 잠깐 스치듯 나옵니다. 결혼생활 비난. 독신생활 예찬. 남자는 돈 벌어올 때하고 애 낳을 때 외에는 필요없다! 그렇다고 사랑 있는 결혼을 반대하는 건 아니랍니다.

성공한 여성 이야기. 사회적 신분 장벽을 넘어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려 하고 책을 써서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자기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고요. 당당하죠. 일과 사랑. 정말 꿈 같은 얘깁니다.

상영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로 짧습니다. 체감 시간은 더 짧고요. 딱히 극적인 이야기가 없어서 그래요.

엄격하고 사실적인 전기 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이겠죠. 동화스럽게 나오거든요. 자신이 만든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고 주인공의 감정 상태에 따라 캐릭터가 움직이죠. 느낌은 좋았어요. 딱히 다른 식으로 표현하기도 마땅치 않으니.

은은하고 따뜻한 조명. 유쾌하고 발그레한 사람들. 귀엽고 깜찍한 동물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더니, [꼬마돼지 데이브]를 만든 크리스 누난 감독이군요. 호주 사람입니다. 자연 풍경을 동화처럼 매혹적으로 보여주죠. 보고만 있어도 마음 푸근해집니다.

Posted by 러브굿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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