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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린북 (2018년)
시작은 주인공이 영리하면서 주먹도 잘 쓰는 사람임을 보여준다. 여기서 영리하다는 것은 문제 해결 능력이다. 구라 치기. 절대 호구가 아니다. 그리고 다음에서 인종차별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이탈리아계 미국인이다. 그래도 딱히 흑인을 꺼려하는 편은 아니다. 이 두 장면은 나중에 만날 흑인 피아니스트의 운전사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선행 조건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내기를 좋아한다. 핫도그 먹기 시합에 참여한다. 그리고 이긴다. 아내와 자식을 사랑한다. 가족적인 성격이다. 성품 좋다.
흑인이 두 달간 미국 남부 피아노 콘서트를 해야 하는데, 비서 겸 보디가드 겸 운전사가 필요하다. 백인 남자는 실직했고 돈이 필요하다. 일자리가 궁하다. 그래도 다시 폭력적인 일, 아마도 마피아쪽 일은 하고 싶지 않다.
백인 주인공이 하는 일은 정확히는 공연 연주자의 로드 매니저다. 한 일이 자잘하고 세세하게 많다. 이 둘의 역경은 흑인 혐오 지역과 유색인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이제 이야기의 시작은 완성되었다. 과연 이 둘은 무사히 연주 일정을 소화해낼 수 있을까. 잘 쓴 시나리오다. 일단 작가한테 경의를 표한다. 시작 세팅을 이렇게 잘했는데, 전개가 허술할 리 없다.
이야기의 중간은 둘이 어떻게 적응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목표 지점/이야기의 끝은 둘의 우정이다. 웃음과 재미는 둘의 차이점에서 생긴다. 세련된 고상함과 상스러운 솔직함. 돈 많은 상류층과 돈 적은 하류층. 둘 다 고집이 있어서 티격태격한다. 클래식 음악 용어가 대부분 이탈리아 어라서 백인 주인공은 어느 정도 알아듣는다.
재즈(흑인 주도 음악)를 모르는 흑인, 재즈를 아는 백인. 윤리적으로 고지식한 백인, 적당히 자잘한 범죄도 저지르는 흑인. 계속 이렇게 상반되는 점을 이용해서 갈등과 재미를 만든다. 치킨 좋아하는 백인과 치킨 좋아하지 않는 흑인이 정점이었던 듯. 같은 음식 먹기는 서로 친해지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다.
유색인 전용 숙박 시절에 묵어야 하면서, 둘은 갈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린북은 바로 그 유색인/흑인한테 안전한 곳(숙박/음식점)을 소개한 책이었다. 이후 인종 차별은 계속 나온다. 백인의 집에는 유색인종 화장실이 밖에 따로 있다. 비슷한 일이 계속 발생하고 강도가 세진다.
영화의 끝은 무난한 해피엔딩이다. 살짝 실망했다. 모든 이야기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엔딩이다. 우리가 아는 명작들조차 끝이 별로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어렵다.
20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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