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넷플릭스 영화 배틀로얄 -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서 당신의 선택은

러브굿영화 2024. 10. 19. 11:37

넷플릭스 영화
배틀로얄
2001년
3점 ★★★

영화보다는 게임 장르로 더 유명한 '베틀로얄'이다. 영화가 먼저인 거로 안다. 그리고 원작이 소설이란다.

배틀그라운드(배그)로 대표되는 이 살육 게임은 고립된 장소(대개는 섬)에 모인 이들이 서로 싸우고 최후의 한 명 혹은 한 팀이 남는 것이다.

살인을 허용한다는 극단적 설정을 빼면, 이 배틀 로얄은 자본주의 경쟁 게임을 닮았다.

영화 '배틀로얄'에서 가방으로 무기가 랜덤으로 주워지는데, 당연히 좋은 무기를 가진 사람이 유리하다. 이 무기에서 게임은 거의 끝난 거라 봐도 된다. 총 들면 무적이다.

당신이 태어났을 때 부모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는 자본주의 경쟁 게임에서 절대적이다. 대기업 회장 자녀로 태어난 순간부터 인생 게임은 이긴 거나 마찬가지다.

이 게임, 혹은 자본주의 사회에 태어나면 선택에 직면한다. 

첫째, 경쟁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 영화나 게임에서는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지만 실제 사회에서는 소로 같은, 자발적 가난을 택할 수 있다. 극소수긴 하다. 대다수는 살아야 하니까 자본주의 배틀로얄 게임에서 떠나지 않는다.

둘째, 협력으로 경쟁력을 높인다. 현실에서 가장 흔히 보는 것이 결혼이다. 영화에서는 서로 사랑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끼리 뭉치는 걸 볼 수 있다.

셋째, 혼자서 싸운다. 영화나 게임에서는 대개 좋은 무기를 지녔거나 뛰어난 싸움 실력이 있거나 투지가 높은 자가 주로 이런다. 기만술을 갖추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현실에서는 사기를 치는 인간이 있고 돈을 대박으로 버는 사람이 있다.

넷째, 존버한다. 소극적 경쟁 참여. 그저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린다. 영화에서 사람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력을 지닌 학생이 이 방식을 택했다. 현실에서는 요즘 일인 자영업자의 모습인 듯. 폐업 안 하고 버티는.

다섯째, 게임 시스템 자체에 저항한다. 영화에서 게릴라 전술을 취한다. 영화에서는 후반쯤에서야 나온다. 상대 시스템을 해킹한다.

영화에서는 한 학생은 누구를 믿는 게 어렵다고 말하며 어떻게든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대개들 사랑에서 의미를 찾는다.

영화에서는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이 생존률이 높게 나온다. 현실에서도 그런 듯. 영화에서 미소년 하나 두고 그 많은 소녀들은 경쟁한다.

그리고 사랑이 없는 자가 승승장구하는 편이다. 최후까지는 아니지만.

영화는 사실적 면보다 게임 상황을 전달하는 데 치중한다. 그러니까 영화를 본다기보다는 게임을 본다는 것이 맞을 듯. 장면을 보면, 우와 저거 진짜네 하고 놀라는 게 아니라 에에 저거 가짜네 하고 안심하는 편이다. 의도적인 것인지 기술적 부족함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게임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서사에 노력을 들였다. 인물의 과거를 보여주며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알려준다.

거의 끝에 반전의 반전이 있다. 남용이 심해서 좀 그렇긴 하다. 수미상관으로 끝나며 이 길고긴 게임은 끝난다. 에필로그처럼 붙은 장면은 불필요했다고 본다. 굳이 해피엔딩을 만들고 싶었던 걸까. 다음 편을 잇기 위해서 그런 것 같다.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초점을 잃어 버린 영화다. 소재로 시작해서 소재로 끝날 뿐이다.


시바사키 코우 예쁘다, 쓸데없이.

 

넷플릭스에 올라온 건 특별판(2001년)으로 상영시간이 일반판(2000년)보다 더 길다. 농구 장면이 추가된 거라고.


2024.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