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월 줄거리 후기 결말 리뷰 -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혹은 무엇으로 싸우는가?



그레이트 월은 '월드워Z'를 본 사람이라면 더는 설명이 필요가 없을 영화일 듯하다. 성벽을 오르며 위협하는 떼거지 괴물들. 장면은 딱 이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아주 아주 큰 스크린에서 보면 정말 압도적일 것이다.


그레이트 월은 장소가 현대가 아니라 과거 중국 이제 화약이라는 게 발명된 때다. 당시에는 서양에 화약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가져가면 큰 돈이 되었기에 일종의 용병 겸 상인 생활을 하던 두 서양인이 여행 중 우연히 괴물로부터 북방을 지키는 사람들한테 잡히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거대한 성벽으로 도대체 뭘 막으려는 것일까? 이 의문은 곧바로 풀리면서 떼거지 괴물이 출현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전투 장면.


윌렘 데포, 유덕화, 그리고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오베린 마르텔 역으로 유명한 페드로 파스칼이 조연으로 나와서 주인공을 잘 받쳐주고 있다.


영화가 내세우는 덕목은 '신뢰'다. 맷 데이먼과 경첨의 연기하는 캐릭터는 서로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외부 적을 무찌른다. 그리고 최후의 승리를 위한 수많은 희생도 다 이 '신뢰' 때문이다.


이야기는 직선이다. 영화는 감상이나 로맨스가 아니라 충성스럽고도 윤리적인 서로에 대한 '믿음'을 줄기차게 반복 강조하며 실현한다. 부하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장군. 뒤에 남을 사람을 위해 화약 폭탄을 몸에 두르고 돌진하는 병사. 자신을 지켜줄 자석 돌을 두 주인공한테 기꺼어 건네주는 책사.


'신뢰'에 반하는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장군한테 왜 늦게 왔냐고 투덜대는 황제. 지식을 자랑하기 바쁜 신하. 전쟁 중 혼란을 틈타서 화약을 갖고 도망치려는 서양인.


적의 약점을 안다고 해도, 그 적과 싸우는 사람들끼리 믿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대기업 총수가 뇌물죄로 감옥에 가야 하는 상황이 누군가는 경제에 안 좋다느니, 나라 발전에 해가 되느니 하면서 정의 실현을 외면하고 권력과 돈만 따르려는 자들에게는 '사회적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차라리 이 영화에 나오는 괴물처럼 보인다. 여왕을 위해 무조건 명령에 따르고 무조건 먹이를 갖다 바치는 괴물들 말이다.


신뢰를 잃은 정부, 신뢰할 수 없는 대기업. 우리가 키우는 여왕 괴물이지 않을까. 우리가 표를 주고 있고 우리가 그 물건을 사고 있다.


무엇을 위해 사는가? 무엇을 위해 세금을 걷는가? 무엇을 위해 돈을 모으는가? 무엇을 위해 대통령을 뽑고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기업을 운영하는가? 부의 축적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가.


돈과 권력 대신 신뢰를 쌓아라. 그런 다음에 얻는 돈과 권력이 오래갈 터이다. 부패한 권력자들과 신뢰할 수 없는 기업가들은 사회 정의 차원을 넘어 사회 안전을 위해서라도 빨리 제거해야 한다. 더는 세월호 침몰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도 없어야겠다.


영화의 결말은 명쾌하다. 내부의 신뢰로 외부의 적을 무찌른다. 허나 현실은 복잡하다. 적은 우리 내부에 있다.

Posted by 러브굿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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